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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급리] 가능 확률 몇 퍼센트?!

 

 

 

2026년 7월 디페스타 일요일 '[X-06a]사립 플레이어 니지산지 고교' 부스에서 현장 판매되는 돌발본입니다.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 기반 2차 창작 신간 소설 샘플입니다.

적폐 CP 단편집이며, 등장 CP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훈선오, 시완이담, 유리다인.

 

A5 / 중철 / 24p / 2000원

 

이하 샘플은 서로 이어지는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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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유상훈은 충격파에 미끄러지는 인선오의 허리를 잡아챘다. 넉백 판정이 커서 둘이 함께 잠시간을 더 밀려나서야 겨우 멈출 수 있었다. 선오는 멈춰줘서 고마워, 짧은 인사를 던지고는 곧바로 최전선으로 튀어나갔다. 세상에 어느 딜러가 탱커보다 앞서나가냐.저 멀리서 에너미를 유인해 쓸어버리고 있는 선오의 모습을 보면 탱커 따윈 필요 없어 보였지만. 상훈은 채 말이 되지 못한 딴지를 삼키고 선오의 스킬에도 죽지 않은 보스 에너미의 주의를 끌기 위해 달렸다.

 세기의 갓겜인 플젯은 VR 기기로는 최대한 현실과 비슷한 환경을, 디바이스로는 부드럽고 선명한 그래픽을 지원하면서도 UI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여 어디로 접속하든 갓겜다운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방패병이라는 플레이어명으로 플젯에서 이름을 좀 날리고 있는 상훈은 기본적으로 VR을 선호했다. 그 말인즉슨 게임 플레이에서 현실과 엇비슷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고, 인간이 주변을 탐색할 때 써야 하는 감각인 촉각도 당연하게 기능했고, 그러니 한순간이지만 선오의 허리를 붙잡았던 것도 선명하게 뇌리에 남았다는 뜻이다. 아니, 여태 탱커로써 몸빵하느라고 타 유저랑 접촉한 적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당장의 게임에 필요 없으니 전부 잊어버렸는데. 왜 선오의, 그 얇은 허리를 휘감았던 감촉만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단 말인가?


 그뿐만 아니라 시완이 수혈해준 피가 이담을 안주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못된 생각이 들 때마다 몸속에 도는 피가 뜨겁게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 양심보다 더욱, 거대한 어떤 것이. 울렁거리며 이담을 어지럽게 만든다. 울며 겨자 먹기로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못 미덥겠지만, 하루 만에 선하고 뛰어난 사람이 될 재능은 없으니 어쩌랴. 글러 먹은 한탄과 배려가 담긴 행동을 하루에 몇 번이고 번갈아 가며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시완이 이담에게 넘긴 혈액이 빠르게 돌아서, 이담은 한 번이라도 더 속죄를 위해 행동했다. 시완이 졸업한 이후로 자주 만나지도 못했는데, 속이 울렁거릴 때마다 이담은 속절없이 시완의 생각을 하며 그가 남긴 양심, 공감하는 마음, 선한 생각을 품어야만 했다.

 그러니까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시완이 쥐여준 것이 아니라 시완까지도 마음에 담게 된 것은.

 도대체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깨달음은 가랑비에 옷 젖듯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전생을 포함하면 말이 되지 않는 나이 차이도, 동성이라는 사실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에게 경악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것보다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경제력 없는 중학생이 방과후에 갈만한 곳은 많지 않다. 게다가 둘은 겹치지 않는 관심사가 은근히 많아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장소는 언제나 도서관뿐이다. 마침, 조그마한 학교 도서실의 네 배는 되는 듯한 큰 도서관이 멀지 않아 두 사람은 공부할 겸 책을 즐길 겸 자주 그곳에 들르곤 했다. 자연스레 도서관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유리는 바로 조금 전의 회의나 운동회에 대한 화제는 쏙 빼놓고도 조잘조잘 수다를 떨었다. 친구라고 할만한 존재가 유리뿐인 다인은 아직 서툴러서, 유리만큼 상대방을 배려하며 대화하는 법을 모른다. 그래서 더욱 고마웠다.

 눈치 빠른 유리는 다인의 집안 사정을 얼추 알고 있다. 다인의 부모님은 다인과 하나도 닮지 않았다. 다인이 친자식이 맞는지 몇 번이고 검사하거나, 플레이어인 다인의 힘이 두려운지 딸을 피하기도 했다. 다인은 학교 행사에 절대 찾아오지 않는 부모님에게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다른 아이들이 부모님과 사이좋게 점심을 나눠 먹는 모습 같은 걸 보면, 외로워질 것 같아서. 다인이 전부 털어놓은 적은 없지만, 운동회 날 무리하려고 하는 이유가 가족과 관련되어 있다는 걸 유리는 충분히 짐작하고 있으리라.

 이 사려 깊은 단짝은 다인의 외로움을 잘 알았다. 일을 늘려 어두운 생각을 덜 하려는 다인을 이해하니까, 다인을 만류하는 대신에 다인의 손을 붙잡고 도서관으로 이끈다. 예산이 넉넉한지 도서관 앞에는 분수대와 작은 화단이 조성되어 있어 도서관 정원이라 불렸다. 두 사람은 날이 좋은 날이면 책을 빌려 나와 정원 벤치에 앉아서 여유롭게 독서를 즐겼다. 오늘은 마침 볕이 잘 들어 물소리, 꽃향기와 함께 책을 읽기에 좋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글자 속에 파묻혀 있자면 침울한 기분 같은 건 어느샌가 흩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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